자동차 소프트웨어 선도기업 아우토크립트가 오는 15일 상장을, 하루 앞두고 있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모두에서 흥행을 기록하며, 시장은 기술 기반 성장성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아우토크립트의 소프트웨어 보안기술은 더 이상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없으면 팔 수 없는 조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 로보택시는 교차로 오판, 급정지, 과속 등으로 미 연방교통안전청(NHTSA)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실시간 통신, 보안 로그, 원격 인증 시스템 등 차량 보안의 핵심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차량 한 대의 보안이 네트워크 전체와 도로 인프라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 ‘차량과 도로를 아우르는 전 구간 보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동시에, 해킹 위협은 더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차량 번호만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했던 실제 사례부터, 앱과 API에 숨어 있던 취약점까지, 차량이 고도화될수록 공격의 문은 더 넓어지고 파장은 더 커진다. 실시간 연결된 생태계가 보안에 허점을 드러낼 경우, 단순한 해킹이 아니라 ‘도로 전체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이 같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 내부부터 외부 인프라까지 모든 연결 구간을 통합 보호하는 ‘전 구간 보안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왔다.
이처럼 자동차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특히 자율주행이 핵심 화두로 떠오를수록, 아우토크립트의 역할은 더욱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은 기술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차량 보안 의무화 규제는 일본, 한국,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차량 생산국의 80%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은 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보안 탑재’의 단계를 넘어, 명백한 ‘보안 필수화’ 시대로 진입했다. 아우토크립트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단기 실적을 넘어 전 세계 약 16억 대에 달하는 차량 시장을 목표로 기술 확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 공급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아우토크립트는 단순 납품을 넘어 고객사의 전 라인업에 장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한 번 공급이 이뤄지면, 이후 차량이 출고될 때마다 자동으로 기술이 적용되고 그에 따라 수익도 함께 발생하는 구조다. 실제로 현재까지 아우토크립트의 보안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약 400만 대에 이르며 올 상반기부터는 이러한 사업 모델이 실제 수익 흐름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단발성 공급 중심 구조가 아니라, 기술이 실제로 비즈니스와 계속 살아움직이는 구조다. 차량이 팔릴수록 기술이 시장에 더 깊숙이 스며들고, 별도의 개입 없이 수익을 만들어내며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연합이 지난해 말 발효한 사이버 복원력법(CRA: Cyber Resilience Act)은 자동차를 넘어, 농기계, 산업용 로봇, 선박,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등 디지털 기능이 탑재된 대부분의 이동체에 보안을 의무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유럽 사이버보안 솔루션 시장이 2030년까지 약 1,83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율주행차에서 출발한 기술은 이제 모든 ‘움직이는 디지털 장비’로 확장되며, 새로운 보안 표준을 요구하는 시장에서 아우토크립트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