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수요예측 흥행에 이어 지난 7월 3일과 4일에 있었던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 갔다고 10일 밝혔다.
아우토크립트는 수요예측에서 전체 참여 기관의 약 99%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으로 가격을 제시하며, 995.3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도 1,406.42대 1의 경쟁률과 함께 약 5조 4,000억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아우토크립트가 소비자 대상 제품도, 대중적인 브랜드도 없는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완성차 제조사(OEM) 등 한정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 중심 B2B(기업 간 거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그 기술력과 성장성에 확신을 보였다. B2B 기업이 공모 시장에서 이처럼 높은 관심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중성과 거리가 있고, 기술 특성상 일반 투자자에게 설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지금,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각국이 자동차 사이버보안을 법제화하면서,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은 아예 판매조차 불가능한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진화시켰다. 차량 내부 보안부터 외부 통신, 인증 대응까지 차량 전체 통신 체계를 포괄하는 통합 보안 솔루션을 자체 기술로 구축해왔으며, 전 세계 21개 OEM과 협업해 기술을 실제 차량에 상용화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주 실적이 아니라, 다양한 보안 요건과 전자 아키텍처에 대응한 실전 레퍼런스다.
특히 아우토크립트의 솔루션이 원격 대응 기반의 자동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유수의 해커 및 개발자들과 함께 설계한 이 보안 패키지는 실제 해킹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테스트됐으며, 각국의 인증 기준에도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계약 이후 별도의 인력 투입 없이 테스트 및 인증을 수행할 수 있어, 복잡한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는 데 실질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국의 약 80%가 이미 사이버보안 관련 법률을 시행 중이며, 수출을 고려하는 OEM과 부품사 입장에서는 국가별 규제 대응이 핵심 과제다. 아우토크립트는 이러한 문제를 자동화된 보안 패키지로 해결하며, 시간과 지역을 넘나드는 인증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기술력 중심의 경쟁력에 기반한 사업 구조는, 최근 재무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프로젝트 중심의 인력 투입형 사업 모델에서, 이제는 패키지화된 보안 솔루션을 반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 기반 구조로 전환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3년간 적자 폭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손익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고, 2026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