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라는 단어만 놓고 보면, 정보보안과 자동차 보안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모두 시스템을 지키고, 침해를 막는 기술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로 기업 내부망과 정보 보호에 집중하는 반면, 자동차 보안은 제한된 리소스로 수십 개 전자제어장치(ECU)의 차량 내외부 상호작용 전체를 보호해야 한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보안 의무화 규제가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보안은 이제 차량 판매를 위한 필수 부품이자 인증 절차로 자리 잡고 있으며, 새로운 양산 기반 산업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일반적인 IT 정보보안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800억 달러(2024년 기준)에 달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8~10%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국내의 경우 공공기관 의존도가 높아 수요가 정책과 예산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구축 이후 유지보수를 통해 수익을 이어가지만, 단발성 매출 구조와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도 어렵다.
반면, 자동차 보안은 시작부터 다르다. 도로 위에서 사람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보안 기술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이제 수십 개의 두뇌가 실시간으로 협력하며 움직이는 복잡한 전자 시스템이다. 차량 간 통신뿐 아니라, 도로 인프라와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작동하는 이 구조 속에서, 보안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차량 출고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시장도 이제 막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유럽, 일본, 중국, 한국, 인도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은 모두 차량 사이버보안을 법제화하고 있다. 2028년까지 이들 국가는 사이버보안 인증을 의무화할 예정이며, 이를 충족하지 못한 차량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불가능해진다. 이 국가들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자동차 보안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출고를 위한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수익 구조도 정보보안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보보안이 단발성 구축과 유지보수 중심이라면, 자동차 보안은 양산 연동형이다. 차량이 출고될 때마다 보안 소프트웨어가 탑재되고, 이 과정에서 라이선스 또는 로열티 수익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자동차 한 대가 곧 하나의 수익 단위가 되는 구조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 특유의 공급망 규모가 결합하면서, 시장 잠재력은 폭발적이다. 미국에만 약 1만5000개의 자동차 부품사가 등록되어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수십만 개의 OEM, Tier1, Tier2 부품사가 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이 방대한 산업군 속에서 자동차 보안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보안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보안의 가장 큰 특징은 ‘진입장벽’에 있다. 단순한 기술력만으로는 진입할 수 없다. 수년간의 실차 테스트, ISO/SAE 기반의 평가 기준 통과, OEM의 품질 감사까지 모두 충족해야만 벤더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적, 신뢰, 기술력을 모두 갖춘 기업만이 이 산업에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진입장벽을 넘은 기업은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오랜 실차 경험과 양산 실적을 갖추고, 규제 산업에 깊이 진입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
아우토크립트는 2007년부터 자동차 보안에만 집중해 온 유일한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21개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사 40%와의 양산 계약을 통해 실제 차량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미래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국내외 100건 이상의 특허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유럽 수출 차량의 사이버보안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TS(Technical Service) 형식인증 자격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공급업체를 넘어 글로벌 규제 체계 안에서 기준을 검증하고 인증까지 수행하는 처지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외 100건 이상의 특허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차 보안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규제의 확산, 양산에 연동된 반복 수익 구조, 그리고 실차 기반의 기술 신뢰성까지 자동차 보안은 이제 정보보안과는 완전히 다른 산업의 논리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산업적 전환 속에서 자동차 보안 기업들은 단순한 보안 소프트웨어 공급을 넘어, 미래차 생태계 전반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책임지는 핵심 기술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신뢰성과 실차 경험, 반복 수익 구조까지 갖춘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